1 00:00:01,646 --> 00:00:04,121 이곳은 시안카안입니다. 2 00:00:04,145 --> 00:00:07,664 멕시코 카리브해 연안의 툴룸 바로 남쪽에 있습니다. 3 00:00:07,688 --> 00:00:10,041 멕시코에서 관리하는 보호 구역이자 4 00:00:10,065 --> 00:00:12,204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 보호지역으로 5 00:00:12,228 --> 00:00:15,133 지구에서 가장 다양한 생물이 사는 곳입니다. 6 00:00:15,157 --> 00:00:17,138 2010년 이곳을 처음 방문했을 때 7 00:00:17,162 --> 00:00:20,094 쓰레기로 뒤덮여 있는 해변을 보고 8 00:00:20,118 --> 00:00:22,565 전 정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. 9 00:00:22,589 --> 00:00:26,653 세계 곳곳의 쓰레기가 바다를 통해 흘러들어 온 거였죠. 10 00:00:27,432 --> 00:00:29,808 첫 여행에서 돌아온 후 11 00:00:29,832 --> 00:00:31,229 일 년에 몇 번은 12 00:00:31,253 --> 00:00:33,717 제 고국인 멕시코, 시안카안에 다시 가서 13 00:00:33,741 --> 00:00:35,201 그곳의 쓰레기를 모았습니다. 14 00:00:35,225 --> 00:00:36,383 그리고 지금까지 15 00:00:36,407 --> 00:00:42,349 6개 대륙의 58개국에서 나온 쓰레기를 기록했습니다. 16 00:00:42,349 --> 00:00:46,339 전부 지상낙원이라 불리는 시안카안으로 떠밀려 온 거죠. 17 00:00:46,363 --> 00:00:48,977 그 물건들이 어디에서 버려졌는지 알 수는 없지만 18 00:00:49,001 --> 00:00:52,958 상표를 보면 어디에서 만든 건지는 알 수 있습니다. 19 00:00:52,982 --> 00:00:54,312 빨간 표시를 보시면 20 00:00:54,312 --> 00:00:58,817 시안카안에 흘러들어 온 쓰레기의 제조국을 알 수 있습니다. 21 00:00:59,650 --> 00:01:03,603 아이티산 버터 용기로 모양과 크기가 다양하죠. 22 00:01:03,627 --> 00:01:05,191 자메이카산 물병이고요. 23 00:01:05,215 --> 00:01:08,889 물론 인근 카리브해 연안국의 물건들이 많긴 하지만 24 00:01:08,913 --> 00:01:10,503 그게 다가 아닙니다. 25 00:01:10,527 --> 00:01:12,909 이건 세계 각지의 물병을 골라 놓은 겁니다. 26 00:01:12,933 --> 00:01:16,056 역설적이게도 많은 물건들이 27 00:01:16,080 --> 00:01:18,817 청소용이거나 미용 제품입니다. 28 00:01:19,829 --> 00:01:22,507 이건 미국에서 생산된 것으로 29 00:01:22,531 --> 00:01:24,927 플라스틱 제품 보호제네요. 30 00:01:25,385 --> 00:01:26,887 (웃음) 31 00:01:26,911 --> 00:01:29,272 한국산 샴푸, 32 00:01:29,296 --> 00:01:30,834 코스타리카산 표백제, 33 00:01:30,858 --> 00:01:32,824 노르웨이산 변기 세정제입니다. 34 00:01:32,848 --> 00:01:35,441 모두 우리에게 낯설지 않은 제품들이죠. 35 00:01:35,465 --> 00:01:38,866 아니면 적어도 칫솔은 많이 사용하시겠죠. 36 00:01:38,890 --> 00:01:39,954 (웃음) 37 00:01:40,601 --> 00:01:42,433 부엌 용품과 38 00:01:43,552 --> 00:01:44,980 장난감도 있고요. 39 00:01:46,090 --> 00:01:49,691 불에 탄 흔적이 있는 플라스틱도 있었습니다. 40 00:01:49,715 --> 00:01:52,934 타면서 공기 중에 발암물질을 내뿜게 되죠. 41 00:01:52,958 --> 00:01:55,821 어떤 물건이 가장 기억에 남는지 많이 물어보시는데 42 00:01:55,845 --> 00:01:59,372 그건 단연코 의족입니다. 43 00:01:59,396 --> 00:02:02,530 저 뒤에 작고 파란 병뚜껑이 보이시죠? 44 00:02:02,554 --> 00:02:03,928 저걸 찾았을 때 45 00:02:03,952 --> 00:02:06,511 이 작은 소라게가 집으로 쓰고 있었어요. 46 00:02:06,535 --> 00:02:07,830 정말 귀엽네요. 47 00:02:07,854 --> 00:02:09,142 (웃음) 48 00:02:11,380 --> 00:02:13,040 (웃음) 49 00:02:14,235 --> 00:02:17,538 아주 흥미롭고 50 00:02:17,562 --> 00:02:19,750 꽤 충격적이기도 하면서 51 00:02:19,774 --> 00:02:21,295 각각의 역사를 갖고 있는 이 물건들을 52 00:02:21,319 --> 00:02:25,432 환경예술작품을 만드는데 사용했습니다. 53 00:02:25,456 --> 00:02:28,252 이 모든 일의 시작은 2010년 2월로 54 00:02:28,276 --> 00:02:29,893 시안카안에 처음 갔을 때였죠. 55 00:02:29,917 --> 00:02:33,768 플라스틱 중에서 가장 많은 건 파란색이었습니다. 56 00:02:33,792 --> 00:02:36,888 보라색이 가장 드물었고요. 꼭 금을 찾는 것 같았죠. 57 00:02:36,888 --> 00:02:38,339 파란색이 가장 흔했는데요, 58 00:02:38,339 --> 00:02:40,013 파란색 물건들을 모아서 59 00:02:40,013 --> 00:02:44,185 푸른 하늘과 카리브해와 어우리지게 정렬하였습니다. 60 00:02:44,989 --> 00:02:47,686 사진을 찍고 확인하다가 61 00:02:47,710 --> 00:02:50,508 순간 번뜩이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. 62 00:02:50,532 --> 00:02:52,562 꼭 다시 돌아와서 63 00:02:52,586 --> 00:02:56,114 이곳을 시리즈로 여러 작품을 만들고 64 00:02:56,138 --> 00:02:57,762 사진으로 남겨야겠다고요. 65 00:02:57,786 --> 00:02:59,648 그래서 이 작품을 시작으로 66 00:02:59,672 --> 00:03:03,739 3년 후에는 모든 작품을 완성했습니다. 67 00:03:03,763 --> 00:03:06,117 그런데 거의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68 00:03:06,141 --> 00:03:08,859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죠. 69 00:03:08,883 --> 00:03:10,780 환경 문제가 지속되고 있으니까요. 70 00:03:11,242 --> 00:03:13,282 이제 보여 드릴 사진은 71 00:03:13,306 --> 00:03:17,972 "쓸려온 것들: 쓰레기로 덮인 풍경의 변화"라는 작품입니다. 72 00:03:17,996 --> 00:03:20,747 물건에 색을 칠한 건 절대 아니고요. 73 00:03:21,319 --> 00:03:23,513 쓰레기를 모은 후 색깔별로 나눠서 74 00:03:23,537 --> 00:03:26,298 처음 있던 자리에 늘어놓았습니다. 75 00:03:34,381 --> 00:03:36,426 이건 소중한 쓰레기 더미인데요, 76 00:03:36,426 --> 00:03:41,849 2015년 "무세오 데 라 바수라" 시리즈의 첫 회에 사용되었습니다. 77 00:03:41,873 --> 00:03:43,861 "쓰레기 박물관"이라는 뜻입니다. 78 00:03:44,409 --> 00:03:47,522 제 의도는 쓰레기를 조심히 다루고 79 00:03:47,546 --> 00:03:48,701 그 가치를 높여 80 00:03:48,725 --> 00:03:49,876 존중하여 81 00:03:49,900 --> 00:03:51,227 큐레이팅하는데 있습니다. 82 00:03:51,251 --> 00:03:53,710 버려진 플라스틱을 삼키고 죽어가는 동물들의 83 00:03:53,734 --> 00:03:56,097 끔찍한 영상을 모두 보셨을 겁니다. 84 00:03:56,121 --> 00:04:00,180 제대로 직시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입니다. 85 00:04:00,375 --> 00:04:03,405 누군가는 아름답다고 말할 정도로 86 00:04:03,405 --> 00:04:05,622 쓰레기를 미학적으로 보기 좋은 작품으로 승화시켜 87 00:04:05,646 --> 00:04:08,300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고자 합니다. 88 00:04:08,324 --> 00:04:11,571 지구가 앓고 있는 무시무시한 문제에 무딘 사람들의 관심을 유도하여 89 00:04:11,595 --> 00:04:15,459 그들이 현 상황을 제대로 직시할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죠. 90 00:04:15,483 --> 00:04:17,996 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는 91 00:04:18,020 --> 00:04:20,155 텍사스 두 배 크기의 섬이라고 하죠. 92 00:04:20,179 --> 00:04:22,170 하지만 그건 마치 스모그 같아서 93 00:04:22,194 --> 00:04:23,701 잘 보이지 않습니다. 94 00:04:24,173 --> 00:04:25,806 그래서 전 작품을 통해 95 00:04:25,830 --> 00:04:29,738 환경이 어떻게 파괴되고 있는지 그 실상을 표현해서 96 00:04:29,762 --> 00:04:32,258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. 97 00:04:32,570 --> 00:04:35,081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나서 제일 처음 생긴 고민은 98 00:04:35,105 --> 00:04:37,453 "작품을 끝낸 쓰레기를 어떻게 하지?"였습니다. 99 00:04:37,730 --> 00:04:41,595 여기저기 바다를 떠다니며 100 00:04:41,595 --> 00:04:45,540 비바람에 노출되어 훼손된 물건이니 101 00:04:45,540 --> 00:04:49,983 가치가 떨어져 어쩌면 재활용도 못할거란 말을 들었죠. 102 00:04:50,007 --> 00:04:53,625 쓰레기 매립지도 좋은 선택은 아니었고요. 103 00:04:54,074 --> 00:04:55,757 그러다 깨닫게 되었습니다. 104 00:04:55,781 --> 00:04:59,488 쓰레기를 열심히 모으고 분류하고 닦으면서 105 00:04:59,512 --> 00:05:02,245 같이 작업했던 사람들의 노력이 들어간 것이니 106 00:05:02,269 --> 00:05:03,572 보관하는 게 좋겠다고요. 107 00:05:03,826 --> 00:05:06,187 그래서 제가 세운 계획은 108 00:05:06,211 --> 00:05:08,875 쓰레기를 사용하고 또 다시 사용하면서 109 00:05:08,899 --> 00:05:10,396 계속 작품을 만들고 110 00:05:10,420 --> 00:05:14,062 환경예술작품 활동에 지역 사회를 참여시키는 것입니다. 111 00:05:15,111 --> 00:05:18,845 작년에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구성원들과 함께 만든 작품으로 112 00:05:18,869 --> 00:05:22,532 시안카안의 푼타 알렌의 청소년들과 함께 했습니다. 113 00:05:22,532 --> 00:05:24,788 이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114 00:05:24,788 --> 00:05:27,914 해변 청결과 교육 효과입니다. 115 00:05:27,938 --> 00:05:30,471 지역 사람들과 프로젝트를 함께 하면서 116 00:05:30,495 --> 00:05:32,597 쓰레기를 더 많이 모을수록 117 00:05:32,621 --> 00:05:36,007 그 영향도 커질 것입니다. 118 00:05:36,031 --> 00:05:37,297 여러 해 동안 119 00:05:37,321 --> 00:05:41,354 전 쓰레기 수집에 빠져 살았습니다. 120 00:05:41,378 --> 00:05:45,113 여행 가방에 쓰레기를 넣은 채로 여행을 다녔고 121 00:05:45,137 --> 00:05:47,252 휴가도 같이 보냈습니다. 122 00:05:47,276 --> 00:05:48,673 (웃음) 123 00:05:48,697 --> 00:05:50,586 그리고 최근에는 124 00:05:50,610 --> 00:05:54,781 평평한 2차원 사진에서 벗어난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어요. 125 00:05:54,805 --> 00:05:56,908 새로운 작품에 무척 설렙니다. 126 00:05:56,932 --> 00:05:59,736 형태를 바꾸면서 계속 자라나는 127 00:05:59,760 --> 00:06:02,692 살아있는 작품인 거죠. 128 00:06:02,716 --> 00:06:04,369 저의 가장 큰 바람은 129 00:06:04,369 --> 00:06:07,750 작품에 쓸 재료가 바닥나는 날이 오는건데요, 130 00:06:08,086 --> 00:06:09,359 아직은 갈 길이 멉니다. 131 00:06:09,423 --> 00:06:11,269 프로젝트의 다음 단계는 132 00:06:11,293 --> 00:06:13,698 지역 사회와 같이 계속 작품을 만들면서 133 00:06:13,722 --> 00:06:16,246 더 큰 규모로 저 만의 작품도 만드는 것입니다. 134 00:06:16,270 --> 00:06:19,017 환경 문제가 심각하니까요. 135 00:06:19,954 --> 00:06:26,267 매년 8백만 톤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로 흘러들어가 136 00:06:26,267 --> 00:06:28,001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습니다. 137 00:06:28,504 --> 00:06:33,651 이 순간에도 플라스틱의 기름 유출이 일어나고 있죠. 138 00:06:34,170 --> 00:06:35,355 이 프로젝트는 139 00:06:35,355 --> 00:06:40,068 환경을 보호하고 조치를 취할 것을 요청합니다. 140 00:06:40,068 --> 00:06:42,845 인류의 건강과 미래는 바다의 건강한 미래와 141 00:06:42,869 --> 00:06:44,129 불가분한 관계입니다. 142 00:06:44,153 --> 00:06:48,533 프로젝트 제목을 "쓸려온 것들 : 쓰레기로 덮인 풍경의 변화"로 지었지만 143 00:06:48,557 --> 00:06:50,391 사실 변화한 건 제 자신입니다. 144 00:06:50,415 --> 00:06:53,724 제 행동과 소비습관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죠. 145 00:06:53,748 --> 00:06:56,974 이 프로젝트로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일 수 있다면 146 00:06:56,998 --> 00:06:58,936 그것으로 보람있는 일일 것입니다. 147 00:06:58,960 --> 00:07:00,111 감사합니다. 148 00:07:00,135 --> 00:07:03,230 (박수)