0:00:00.760,0:00:02.556
24년 전, 저는

0:00:02.560,0:00:04.330
이제 다소 지루하다 평가되기 시작한

0:00:04.330,0:00:06.040
'뉴요커'지의 아트 디렉터로

0:00:06.050,0:00:09.720
새로 활기를 불어넣고

0:00:09.720,0:00:14.390
또 새로운 작가들을 불러 모아

0:00:14.390,0:00:17.490
이 잡지사를 고루한 상아탑 이미지에서

0:00:17.490,0:00:21.130
시대와 교감하는 이미지로

0:00:21.130,0:00:24.640
탈바꿈시키도록 영입됐습니다.

0:00:24.640,0:00:27.290
이건 저한테 정말 딱맞는 일이었는데

0:00:27.290,0:00:30.690
왜냐하면 저는 어떻게 이미지가,[br]그러니까 단순한 그림이

0:00:30.690,0:00:33.610
우리가 매일 겪는[br]이미지의 홍수를 꿰뚫고

0:00:33.610,0:00:38.160
독자에게 다가갈 수 있는지에[br]늘 사로잡혀 있었기 때문이죠.

0:00:38.160,0:00:40.510
그게 어떻게

0:00:40.510,0:00:44.400
그 수많은 단어로도 할 수 없는[br]방식으로 어느 순간을 포착하고

0:00:44.400,0:00:51.170
사회적 트렌드나 복잡한 사건을[br]눈앞에 드러낼 수 있는지

0:00:51.170,0:00:55.500
어떻게 핵심만 남겨 한 컷의 만화로[br]바꾸어 버리는지 말이죠.

0:00:55.510,0:00:57.550
그래서 저는 도서관으로 가

0:00:57.550,0:01:03.480
리 어빈이 1925에 그린[br]첫 호의 표지 그림을 봤습니다.

0:01:03.480,0:01:07.960
어떤 멋쟁이 신사가 단안경을 통해[br]나비를 바라보는 그림.

0:01:08.760,0:01:11.970
'유스테스 틸리'라고 부르죠.

0:01:11.970,0:01:15.900
그리곤 깨달았는데[br]이 잡지가 심층 탐사와

0:01:15.900,0:01:20.740
긴 보고서형 기사로 이름이 나면서

0:01:20.740,0:01:24.636
그 과정에서 유머를[br]어느 정도 잃어버렸구나.

0:01:24.636,0:01:29.456
왜냐하면 유스테스 틸리는 지금이야[br]종종 거만한 멋쟁이로 비쳐지지만

0:01:29.480,0:01:32.370
사실 1925년에

0:01:32.370,0:01:35.850
리 어빈이 처음으로[br]그 그림을 그렸을 땐

0:01:35.850,0:01:38.810
그 시기의 젊은이들[br]요동치는 20년대 광란의 신여성들에게

0:01:38.810,0:01:41.010
즐거움을 안겨주기 위해

0:01:41.010,0:01:44.390
잡지의 코믹한 부분으로[br]그걸 그렸거든요.

0:01:45.080,0:01:46.310
그리고 도서관에서

0:01:46.310,0:01:51.160
저는 대공황 시기의[br]시대적 분위기를 잘 표착한

0:01:51.160,0:01:53.796
그림도 찾았습니다.

0:01:53.796,0:01:58.160
그 그림은 단지 사람들이[br]어떻게 옷을 입고,

0:01:58.160,0:01:59.766
그들의 차가 어떻게 생겼는지만[br]보여준 게 아니라

0:01:59.766,0:02:03.016
무엇이 그들을 즐겁게 만들었고

0:02:03.030,0:02:05.240
그들에게 어떤 편견이 있었는지도[br]보여줬습니다.

0:02:05.240,0:02:07.630
실제로 여러분들은

0:02:07.630,0:02:11.440
30년대의 삶이 어떠했을지[br]느낄 수도 있을 거고요.

0:02:11.900,0:02:15.330
그래서 저는 이 시대의 작가들에게

0:02:15.330,0:02:17.606
여기 애드리안 토민같은 분들에게[br]부탁을 했습니다.

0:02:17.606,0:02:20.736
저는 종종 서사적 작가들 그러니까

0:02:20.740,0:02:23.410
만화가나 어린이책 저자들에게 부탁해

0:02:23.410,0:02:26.630
예를 들어 지하철에 앉아 있으면[br]어떤 느낌인지 혹은

0:02:26.630,0:02:29.216
발렌타인 데이가 어떤 느낌일지

0:02:29.216,0:02:31.376
주제를 제시했죠.

0:02:31.380,0:02:32.900
그랬더니 스케치를 보내더군요.

0:02:32.900,0:02:36.560
그리고 이들 스케치를 편집자

0:02:36.560,0:02:38.890
데이빗 렘닉이 승인하면

0:02:38.890,0:02:41.280
표지에 나갑니다.

0:02:41.280,0:02:43.330
저는 이런 이미지가 여러분들에게

0:02:43.330,0:02:48.580
어떻게 생각해야 할 지 알려주지 않는[br]그 방식이 너무 좋습니다.

0:02:48.580,0:02:50.840
그래도 여러분들을 생각하게 만들죠.

0:02:50.840,0:02:55.310
왜냐하면 작가들이 실제

0:02:55.310,0:02:57.160
이건 거의 하나의 퍼즐이라

0:02:57.160,0:02:58.776
작가들이 점을 그려 놓으면

0:02:58.776,0:03:02.210
독자인 여러분들이[br]그 그림을 완성해야 하는 거죠.

0:03:02.210,0:03:05.780
그래서 이 왼쪽의[br]애니타 쿤쯔가 그린 그림이나

0:03:05.780,0:03:08.880
오른쪽의 토머 하누카가[br]그린 그림을 이해하려면

0:03:08.880,0:03:11.970
여러분들은 틀린 그림 찾기를[br]해야 합니다.

0:03:11.970,0:03:15.000
그리고 이건 뭐랄까 ...

0:03:15.720,0:03:19.410
고정관념을 비틂으로써

0:03:19.410,0:03:25.480
어떻게 독자와 교감하고

0:03:25.480,0:03:30.440
이들 이미지가 실제로[br]어떻게 포착하는지

0:03:30.440,0:03:32.010
살펴보는 건 정말 흥미롭습니다.

0:03:32.010,0:03:33.410
하지만 여러분이 이걸 다 파악하면

0:03:33.410,0:03:37.030
그건 여러분의 머리속에 있는[br]고정관념을 재배열하죠.

0:03:37.530,0:03:40.886
하지만 이미지가 사람들에게 굳이[br]뭔가를 보여줄 필요는 없습니다.

0:03:40.886,0:03:43.120
때로는 그냥 느낌일 수도 있거든요.

0:03:43.120,0:03:45.280
9/11이 있고 난 바로 직후

0:03:46.120,0:03:48.776
저는 기로에 서 있었습니다.

0:03:48.800,0:03:50.016
다른 모든 사람들처럼

0:03:50.040,0:03:55.256
저희가 겪고 있는 일들을 어떻게[br]표현해야할지 정말 모르겠더라고요.

0:03:55.280,0:04:00.696
아무런 이미지도 없어야만[br]이 순간을 표현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.

0:04:00.720,0:04:03.216
그래서 저는 그냥 표지를 검게[br]두려고 했습니다,

0:04:03.240,0:04:04.936
표지가 없는 것 처럼 말이죠.

0:04:04.960,0:04:08.656
그걸 제 남편 만화가[br]아트 스피겔만에게 말해

0:04:08.680,0:04:12.536
그렇게 했으면 한다고 의견을 물었더니

0:04:12.560,0:04:15.136
그러더군요. "아, 그냥[br]검은 표지로 할 거면

0:04:15.160,0:04:19.176
쌍둥이 빌딩을[br]그냥 윤곽으로 넣는 건 어때,

0:04:19.200,0:04:20.736
검은 바탕에 검은색으로?"

0:04:20.760,0:04:22.296
제가 앉아서 이걸 그렸는데

0:04:22.320,0:04:23.800
그 그림을 보자마자

0:04:24.920,0:04:26.456
제 등줄기를 따라[br]전율이 느껴지더라고요.

0:04:26.480,0:04:27.680
제가 깨달은 거죠.

0:04:28.640,0:04:32.296
이미지를 거부함으로써

0:04:32.320,0:04:37.336
상실감, 애도

0:04:37.360,0:04:38.856
부재 등을

0:04:38.880,0:04:40.160
포착할 수 있다는 걸요.

0:04:41.880,0:04:46.256
이 과정에서 제가 깨달은 건[br]그러니까 때로 어떤 그림은

0:04:46.280,0:04:52.216
거기에 담기지 않은 걸 통해[br]가장 많은 걸 얘기한다는

0:04:52.240,0:04:55.320
아주 심오한 의미였습니다.

0:04:55.880,0:04:59.456
단순한 그림이[br]엄청난 의미를 드러낼 수도 있죠.

0:04:59.480,0:05:02.736
밥 스타아크가 그린 이 그림은

0:05:02.760,0:05:06.600
버락 오바마가 대통령이 된[br]직후 표지에 실었는데

0:05:08.040,0:05:11.296
역사적 순간을 담았습니다.

0:05:11.320,0:05:13.536
이런 건 정말 계획할 수 없는 게

0:05:13.560,0:05:14.936
그렇게 하려면 작가들에게

0:05:14.960,0:05:21.296
이런 사건이 일어날 때[br]저희가 느끼는 감정을

0:05:21.320,0:05:22.800
직접 경험하게 해야 하기 때문이죠.

0:05:23.320,0:05:27.136
그래서 지난 2016년 11월

0:05:27.160,0:05:29.936
그러니까 작년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

0:05:29.960,0:05:33.096
저희가 표지에 실을 수 있었던[br]유일한 그림은 이거였는데

0:05:33.120,0:05:37.056
모두가 투표한 그 주[br]가판에 배포됐습니다.

0:05:37.080,0:05:38.416
(웃음)

0:05:38.440,0:05:40.896
대통령 선거 결과가 공표되면

0:05:40.920,0:05:42.136
(웃음)

0:05:42.160,0:05:44.840
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느낄 것임을[br]저흰 알았거든요.

0:05:46.360,0:05:49.320
그리고 실제 결과가 발표되고

0:05:50.600,0:05:52.456
저흰 정말 어안이 벙벙했고

0:05:52.480,0:05:58.496
밥 스타아크가 다시 보내준 이 그림은

0:05:58.520,0:06:01.560
정말 뭔가가 한 방[br]빵 치는 느낌이었습니다.

0:06:02.280,0:06:03.536
그리고 또 다시

0:06:03.560,0:06:10.016
저흰 앞으로 뭐가 올지[br]전혀 알 수는 없었지만

0:06:10.040,0:06:12.736
그래서 어떻게 앞으로 가야할지[br]전혀 알지 못하는 것처럼 느껴지지만

0:06:12.760,0:06:14.216
그래도 우린 앞으로 나아가고

0:06:14.240,0:06:20.456
도날드 트럼프가 당선된 다음[br]표지에 실은 그림이 이건데

0:06:20.480,0:06:23.896
전 미국에서 벌어진 "여성의 행진"에

0:06:23.920,0:06:25.240
맞췄던 겁니다.

0:06:26.120,0:06:27.976
지난 24년 동안

0:06:28.000,0:06:32.776
한 주 또 한 주 1,000 장이 넘는[br]그림이 표지가 되는 걸 보면서

0:06:32.800,0:06:35.376
어느 게 제일 마음에 드는지[br]종종 혼자 묻곤 하는데

0:06:35.400,0:06:37.256
어느 하나를 꼽을 수 없는 게

0:06:37.280,0:06:43.216
제가 제일 자랑스러운 게 바로[br]모든 그림이 얼마나

0:06:43.240,0:06:44.456
서로 다르냐는 것이기 때문입니다.

0:06:44.480,0:06:47.936
모두 다 저희에게 작품을 투고해준

0:06:47.960,0:06:50.920
작가들의 재능과 다양성 덕택이죠.

0:06:51.600,0:06:53.376
이제 지금, 음

0:06:53.400,0:06:55.256
그러니까 지금 [br]저희를 소유한 건 러시아라

0:06:55.280,0:06:56.496
그래서

0:06:56.520,0:06:57.736
(웃음)

0:06:57.760,0:07:00.456
배리 블릿이 여기 그린 그림에선

0:07:00.480,0:07:05.696
유스타스가[br]유스타스 블라디미로비치 틸리가 됐고

0:07:05.720,0:07:10.816
나비는 다름 아닌[br]어리둥절해 하는 도날드 트럼프로

0:07:10.840,0:07:12.056
그는 날개를 퍼덕이며

0:07:12.080,0:07:16.136
나비효과를 어떻게 통제할지[br]파악하느라 애쓰고 있죠.

0:07:16.160,0:07:21.736
1925년 리 얼빈이 그린[br]그 유명한 로고는

0:07:21.760,0:07:23.360
이젠 키릴 문자가 됐네요.

0:07:23.920,0:07:28.176
그래서 지금 이 순간[br]저를 가장 흥분시키는 게 뭐냐면

0:07:28.200,0:07:30.960
바로 ...

0:07:32.000,0:07:36.736
언론의 자유가 민주주의에 [br]필수불가결한 방식입니다.

0:07:36.760,0:07:40.416
우스꽝스러운 것들에게 쏟아지는[br]찬사에서 볼 수 있듯

0:07:40.440,0:07:44.856
저희 작가들은 세상 돌아가는 일을

0:07:44.880,0:07:47.496
먹물과 수채화물감으로 무장한

0:07:47.520,0:07:52.656
화가들만이 포착할 수 있는 방식으로

0:07:52.680,0:07:58.656
드러내고 문화적 대화에 참여합니다.

0:07:58.680,0:08:03.656
그렇게 해서 작가들은 문화의[br]한 중심에 서게 되고

0:08:03.680,0:08:06.496
제 생각에 또한 그곳이 바로[br]그들에게 적당한 자리죠.

0:08:06.520,0:08:09.920
왜냐하면 지금 우리에게 가장 [br]필요한 건 좋은 만화이기 때문입니다.

0:08:10.400,0:08:11.616
감사합니다.

0:08:11.640,0:08:16.120
(박수)