1 00:00:00,750 --> 00:00:03,111 지난 세기의 후반기는 2 00:00:03,126 --> 00:00:06,914 단 하나의 기술혁명으로 대표됩니다. 3 00:00:06,914 --> 00:00:08,916 바로 소프트웨어 혁명입니다. 4 00:00:08,916 --> 00:00:13,919 규소라는 물질에 전자를 프로그래밍하는 능력은 5 00:00:13,919 --> 00:00:17,023 한때 우리가 상상도 하지 못했지만, 6 00:00:17,023 --> 00:00:20,906 지금은 세상의 작동 방식을 완전히 바꾸어 놓은 7 00:00:20,906 --> 00:00:25,158 많은 기술과 산업, 회사들을 가능케 했습니다. 8 00:00:26,158 --> 00:00:28,079 반면 이번 세기의 전반기에는 9 00:00:28,103 --> 00:00:32,081 또 다른 소프트웨어 혁명이 큰 변화를 가져올 겁니다. 10 00:00:32,105 --> 00:00:34,540 바로 생체 소프트웨어 혁명입니다. 11 00:00:34,921 --> 00:00:36,962 이 혁명은 생체라는 물질을 12 00:00:36,986 --> 00:00:41,314 생화학적으로 프로그래밍하는 능력에서 비롯될 겁니다. 13 00:00:41,314 --> 00:00:45,455 그러면 우리는 생물학의 성과를 이용해 14 00:00:45,479 --> 00:00:48,135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고, 15 00:00:48,159 --> 00:00:50,027 손상된 생체 조직을 복구하며, 16 00:00:50,051 --> 00:00:52,776 결함 있는 세포를 재프로그래밍하거나, 17 00:00:52,800 --> 00:00:57,354 프로그래밍 가능한 생화학적 운영체제를 설계할 수도 있습니다. 18 00:00:58,420 --> 00:01:01,993 우리가 이를 실현할 수 있다면, 또 반드시 실현해야겠지만, 19 00:01:02,017 --> 00:01:04,179 기존의 소프트웨어 혁명이 빛바랠 만큼 20 00:01:04,203 --> 00:01:08,080 굉장한 여파를 미칠 겁니다. 21 00:01:08,104 --> 00:01:11,712 생체 소프트웨어는 제약, 농업, 에너지 산업등 22 00:01:11,712 --> 00:01:15,153 IT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는 수많은 분야에까지 23 00:01:15,153 --> 00:01:17,773 막대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입니다. 24 00:01:18,240 --> 00:01:20,749 프로그래밍 가능한 식물을 상상해 봅시다. 25 00:01:20,749 --> 00:01:22,986 이 식물은 질소를 더 효과적으로 고정하고, 26 00:01:23,010 --> 00:01:25,915 유행하는 곰팡이균에 저항하며, 27 00:01:25,939 --> 00:01:29,476 일 년에 한 번 대신 두 번씩 열매를 맺어 28 00:01:29,500 --> 00:01:31,768 수확량을 두 배로 늘릴 수도 있습니다. 29 00:01:31,792 --> 00:01:33,890 이는 농업의 양상을 완전히 바꾸어 30 00:01:33,914 --> 00:01:38,517 점점 증가하는 세계 인구의 식량 소비량을 충당할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입니다. 31 00:01:38,794 --> 00:01:41,056 이번에는 프로그래밍 가능한 면역체계를 상상해봅시다. 32 00:01:41,080 --> 00:01:45,318 분자 단위로 제작된 생화학적 도구들이 당신의 면역체계를 도와 33 00:01:45,342 --> 00:01:49,172 질병을 감지하고, 제거하며, 또는 예방할 수도 있습니다. 34 00:01:49,196 --> 00:01:50,767 이는 의학의 양상을 완전히 바꾸어 35 00:01:50,791 --> 00:01:54,759 점점 증가하고 고령화되는 세계 인구의 건강을 지킬 방법이 될 것입니다. 36 00:01:55,501 --> 00:01:59,704 이미 생물 소프트웨어를 실현시킬 수 있는 많은 도구가 있습니다. 37 00:01:59,728 --> 00:02:02,075 CRISPR 기술을 통해 유전자를 정밀히 조작할 수 있고, 38 00:02:02,099 --> 00:02:05,182 유전 부호를 개별 염기 수준에서 고쳐쓸 수 있으며, 39 00:02:05,206 --> 00:02:09,642 DNA로부터 실제 작동하는 합성 회로를 만들어낼 수도 있습니다. 40 00:02:10,428 --> 00:02:12,897 하지만 이 도구들을 언제,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는 41 00:02:12,921 --> 00:02:15,343 여전히 시행착오를 통해 배울 수밖에 없습니다. 42 00:02:15,367 --> 00:02:19,027 이를 위해서는 높은 전문성과 다년간의 경험이 필요합니다. 43 00:02:19,051 --> 00:02:22,088 이 분야의 실험결과들은 찾아보기 힘들며 44 00:02:22,112 --> 00:02:24,694 불행하게도 많은 경우 재현하기도 어렵습니다. 45 00:02:25,256 --> 00:02:29,729 게다가, 우리는 생물을 연구할 때 각각의 기관에만 너무 주의를 기울이곤 합니다. 46 00:02:29,753 --> 00:02:31,978 하지만 누구나 알듯이, 깃털만 따로 연구해서는 47 00:02:31,978 --> 00:02:34,219 절대 새들이 나는 원리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. 48 00:02:34,846 --> 00:02:39,367 그래서 생체 프로그래밍은 아직 컴퓨터를 프로그래밍하는 것처럼 간단치 않습니다. 49 00:02:39,391 --> 00:02:41,069 문제를 더 악화시키는 건, 50 00:02:41,093 --> 00:02:45,103 여러분과 제가 매일 프로그래밍하는 기계적인 시스템이 51 00:02:45,127 --> 00:02:47,223 생체 시스템과 별로 공통점이 없다는 겁니다. 52 00:02:47,691 --> 00:02:51,802 기계적인 시스템과 다르게, 생체 시스템은 스스로 발생하고, 53 00:02:51,826 --> 00:02:53,297 스스로 자신을 구성하며, 54 00:02:53,321 --> 00:02:55,008 분자단위에서 작동합니다. 55 00:02:55,032 --> 00:02:57,168 또 이런 분자단위의 상호작용은 56 00:02:57,192 --> 00:03:00,210 대개 뚜렷한 거시적인 결과를 만들어냅니다. 57 00:03:00,234 --> 00:03:02,954 생체 시스템은 스스로를 복구할 수도 있습니다. 58 00:03:04,256 --> 00:03:07,250 예를 들어, 집에서 키우는 작은 식물, 59 00:03:07,274 --> 00:03:09,461 여러분이 자꾸만 물 주기를 잊어버리는 60 00:03:09,485 --> 00:03:11,272 그 화분을 생각해봅시다. 61 00:03:11,749 --> 00:03:15,364 여러분이 알아차리지 못해도, 이 식물은 매일 잠에서 깨어 62 00:03:15,388 --> 00:03:18,135 자신의 자원을 어떻게 배분할지 결정해야 합니다. 63 00:03:18,159 --> 00:03:21,730 성장해야 할까요, 광합성해야 할까요, 아니면 씨앗을 만들거나 꽃을 피워야 할까요? 64 00:03:21,778 --> 00:03:25,717 이 결정은 각 기관이 아니라 전체 개체 수준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. 65 00:03:25,717 --> 00:03:29,198 하지만 식물에게는 결정을 내릴 뇌가 없기 때문에, 66 00:03:29,222 --> 00:03:31,939 잎 세포만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. 67 00:03:31,963 --> 00:03:33,866 잎 세포들은 환경에 반응해 68 00:03:33,890 --> 00:03:36,539 전체 개체에 영향을 미칠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. 69 00:03:36,563 --> 00:03:40,551 그러니 이 세포들에는 어떤 프로그램이 내장되어 있어, 70 00:03:40,575 --> 00:03:43,302 입력되는 신호에 반응해 71 00:03:43,326 --> 00:03:45,266 자신이 무엇을 할지 결정하는 것이 분명합니다. 72 00:03:45,679 --> 00:03:48,926 세포들이 서로 협동해 전체 개체를 키워내려면 73 00:03:48,950 --> 00:03:50,287 이 프로그램은 74 00:03:50,311 --> 00:03:54,434 분산 방식으로 작동해야 합니다. 75 00:03:55,675 --> 00:03:58,991 이 생물학적 프로그램, 생물학적 연산을 76 00:03:59,015 --> 00:04:02,137 우리가 규명해낼 수 있다면 77 00:04:02,161 --> 00:04:05,031 세포들이 어떻게, 왜 어떤 일을 하는지 78 00:04:05,031 --> 00:04:07,668 훨씬 잘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. 79 00:04:08,152 --> 00:04:10,139 생물학적 프로그램을 이해하면, 80 00:04:10,163 --> 00:04:12,296 무언가 문제가 생겼을 때 그걸 디버깅할 수 있습니다. 81 00:04:12,320 --> 00:04:16,513 또는 이 프로그램들을 모방해 생체의 생화학적 연산능력을 온전히 활용하는 82 00:04:16,537 --> 00:04:21,011 합성 회로를 설계할수도 있을 겁니다. 83 00:04:22,407 --> 00:04:24,136 이런 비전에 대한 열정이 84 00:04:24,136 --> 00:04:29,080 저를 수학과 컴퓨터 과학, 생물학의 접점을 연구하도록 이끌었습니다. 85 00:04:29,104 --> 00:04:33,830 저는 생물학을 컴퓨터 과학의 관점에서 바라봅니다. 86 00:04:34,334 --> 00:04:37,160 세포가 무엇을 연산하는지, 87 00:04:37,160 --> 00:04:41,017 어떻게 생물학적 프로그램의 비밀을 밝혀낼 수 있을지 묻습니다. 88 00:04:41,760 --> 00:04:45,892 캠브릿지 대학교에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소의 동료들과 함께 89 00:04:45,892 --> 00:04:48,112 이 문제를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. 90 00:04:48,136 --> 00:04:50,818 저희는 어떤 독특한 세포에 내장된 91 00:04:50,818 --> 00:04:54,620 생체 프로그램을 이해하고자 했습니다. 92 00:04:54,644 --> 00:04:56,538 바로 배아줄기세포입니다. 93 00:04:57,136 --> 00:05:00,296 배아줄기세포는 아직 분화가 일어나지 않은 원시 상태라는 점에서 특별합니다. 94 00:05:00,320 --> 00:05:02,488 이 세포는 자신이 원하는 어떤 세포로던 변할 수 있습니다. 95 00:05:02,512 --> 00:05:05,077 뇌세포, 심장 세포, 뼈 세포, 간 세포, 96 00:05:05,101 --> 00:05:06,998 분화를 마친 어떤 세포로든지요. 97 00:05:07,022 --> 00:05:08,699 배아줄기세포를 구별 짓는 이 만능성은 98 00:05:08,723 --> 00:05:11,724 과학계의 상상력에 불을 지폈습니다. 99 00:05:11,748 --> 00:05:15,011 배아줄기세포의 잠재능력을 활용할 수 있다면 100 00:05:15,025 --> 00:05:17,698 의학적으로 강력한 도구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. 101 00:05:17,698 --> 00:05:20,538 배아줄기세포가 어떤 세포로 분화할지 102 00:05:20,562 --> 00:05:22,693 스스로 선택하는 과정을 밝혀내면 103 00:05:22,717 --> 00:05:24,407 우리는 이 세포를 사용해 104 00:05:24,431 --> 00:05:28,984 감염되거나 손상된 조직 복구에 필요한 세포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. 105 00:05:29,596 --> 00:05:32,724 하지만 이런 비전을 실현시키는데는 몇 가지 문제가 존재합니다. 106 00:05:32,748 --> 00:05:35,512 그 중 하나는, 배아줄기세포가 107 00:05:35,536 --> 00:05:38,365 수정 후 단 6일 후에 나타난다는 점입니다. 108 00:05:38,826 --> 00:05:40,881 그러고는 하루 이틀만에 사라져버립니다. 109 00:05:40,905 --> 00:05:42,962 이미 서로 다른 방향으로 분화를 시작해 110 00:05:42,986 --> 00:05:46,036 성인의 몸을 구성하는 각종 기관들을 구성하기 시작한 것이죠. 111 00:05:47,770 --> 00:05:50,124 하지만 세포운명은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112 00:05:50,124 --> 00:05:52,286 더 가소적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. 113 00:05:52,310 --> 00:05:56,631 13년 전 쯤에, 몇 명의 과학자들이 정말 놀라운 발견을 했습니다. 114 00:05:57,393 --> 00:06:01,739 약간의 유전자를 성인 세포, 115 00:06:01,763 --> 00:06:03,527 예를 들어 여러분의 피부 세포에 삽입해서 116 00:06:03,551 --> 00:06:07,510 다시 원시 상태로 되돌릴 수 있다는 걸요. 117 00:06:07,534 --> 00:06:10,709 "재프로그래밍"으로 알려진 이 기전을 통해 118 00:06:10,733 --> 00:06:14,092 줄기세포를 만병통치약으로 활용하는 미래를 상상해볼 수 있습니다. 119 00:06:14,116 --> 00:06:17,417 환자의 세포를 채취해 120 00:06:17,417 --> 00:06:20,141 분화 전의 원시 상태로 되돌려서 121 00:06:20,165 --> 00:06:23,295 환자에게 필요한 세포라면 무엇이든, 122 00:06:23,319 --> 00:06:25,394 뇌세포든 심장 세포든 만들 수 있을 겁니다. 123 00:06:26,541 --> 00:06:28,306 하지만 지난 10년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, 124 00:06:28,330 --> 00:06:31,374 세포 운명을 바꾸는 방법을 찾는 연구는 125 00:06:31,398 --> 00:06:33,550 여전히 시행착오의 연속입니다. 126 00:06:33,911 --> 00:06:38,143 성공적인 실험 방법을 찾아낼 때도 있지만, 127 00:06:38,143 --> 00:06:39,910 그 숫자는 여전히 불충분하고, 128 00:06:39,934 --> 00:06:44,365 우리는 그 방법들이 어떻게, 왜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지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. 129 00:06:44,650 --> 00:06:47,655 줄기세포를 심장 세포로 분화시키는 방법을 찾아냈다고 해도, 130 00:06:47,679 --> 00:06:50,768 그 발견은 줄기세포를 뇌세포로 분화시키는 방법에 대해서는 131 00:06:50,792 --> 00:06:51,993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습니다. 132 00:06:52,633 --> 00:06:55,360 그러니까 우리는 배아줄기세포에 내장된 133 00:06:55,360 --> 00:06:58,035 생물학적 프로그램을 이해하고 싶었습니다. 134 00:06:58,059 --> 00:07:01,565 생체 시스템이 수행하는 연산을 이해하려면, 135 00:07:01,589 --> 00:07:05,842 먼저 정말 간단한 질문을 하나 던져야 합니다. 136 00:07:05,866 --> 00:07:09,222 그 시스템이 무엇을 해야 할까요? 137 00:07:09,838 --> 00:07:12,688 컴퓨터 과 학에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138 00:07:12,712 --> 00:07:16,539 규정하기 위한 여러 기술이 있습니다. 139 00:07:16,563 --> 00:07:19,223 어떤 프로그램을 작성할 때, 다시 말해 소프트웨어를 코딩할 때 140 00:07:19,247 --> 00:07:21,247 우리는 그 소프트웨어가 올바르게 작동하기를 바랍니다. 141 00:07:21,271 --> 00:07:23,061 다양한 기능을 빠르게 수행하기 바라고, 142 00:07:23,085 --> 00:07:24,302 버그가 없기를 바랍니다. 143 00:07:24,326 --> 00:07:25,634 버그는 큰 문제를 일으킬지도 모릅니다. 144 00:07:26,168 --> 00:07:28,010 그래서 개발자가 프로그램을 작성할 때는, 145 00:07:28,034 --> 00:07:30,304 여러 명시 사항을 기록해 둡니다. 146 00:07:30,328 --> 00:07:32,199 이것이 바로 프로그램이 해야 할 일입니다. 147 00:07:32,223 --> 00:07:34,491 두 숫자의 크기를 비교하는 일일 수도 있고, 148 00:07:34,515 --> 00:07:36,694 숫자들을 오름차순으로 정렬하는 일일 수도 있습니다. 149 00:07:37,037 --> 00:07:41,732 개발자에게는 프로그램이 자신의 명시 사항을 만족하는지, 150 00:07:41,756 --> 00:07:44,134 즉 해야 할 일을 잘 해내는지 151 00:07:44,158 --> 00:07:46,791 자동으로 확인해 주는 기술이 있습니다. 152 00:07:47,266 --> 00:07:49,322 같은 맥락에서 저희는 153 00:07:49,322 --> 00:07:53,238 실험실에서 얻는 관측 결과, 측정값들이 154 00:07:53,238 --> 00:07:58,271 생체 프로그램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시 사항에 해당하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. 155 00:07:58,769 --> 00:08:01,025 저희는 이 새로운 종류의 명시 사항을 156 00:08:01,025 --> 00:08:03,852 부호화하는 방법만 찾으면 되었습니다. 157 00:08:04,594 --> 00:08:08,248 실험실에서 유전자들을 오랫동안 관찰해보니 158 00:08:08,272 --> 00:08:10,708 유전자 A가 활성화되어 있을 때는, 159 00:08:10,732 --> 00:08:14,120 유전자 B나 유전자 C도 활성상태에 있다는 걸 발견했다고 합시다. 160 00:08:14,678 --> 00:08:18,260 그러면 이 관측 결과를 논리 언어를 사용해서 161 00:08:18,284 --> 00:08:20,657 수학적 표현으로 옮겨 적을 수 있습니다. 162 00:08:21,125 --> 00:08:23,453 만약 A라면, B 또는 C이다. 163 00:08:24,242 --> 00:08:26,696 물론 현실은 이만큼 간단하지 않습니다. 164 00:08:26,720 --> 00:08:28,463 이 예시는 그저 설명을 위한 겁니다. 165 00:08:28,487 --> 00:08:31,179 하지만 더 풍부한 논리 표현을 사용하면 166 00:08:31,179 --> 00:08:32,948 서로 다른 여러 실험에서 검증된, 167 00:08:32,948 --> 00:08:37,943 복수 유전자와 단백질의 시간에 따른 행동을 부호화할 수 있습니다. 168 00:08:38,521 --> 00:08:40,751 이렇게 관측 결과를 169 00:08:40,751 --> 00:08:43,164 수학적 표현으로 바꾸면, 170 00:08:43,188 --> 00:08:47,234 이 결과가 유전자 사이의 상호작용을 기술하는 171 00:08:47,250 --> 00:08:51,364 특정 프로그램의 결과와 모순이 없는지 판별할 수 있습니다. 172 00:08:52,063 --> 00:08:54,619 이 작업을 위한 도구를 저희가 개발했습니다. 173 00:08:54,643 --> 00:08:56,965 이 도구를 사용해 관측 결과를 174 00:08:56,989 --> 00:08:58,956 수학적 표현으로 부호화하고, 175 00:08:58,980 --> 00:09:01,920 부호화한 관측 결과를 모두 설명해주는 176 00:09:01,944 --> 00:09:04,152 유전자 프로그램을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. 177 00:09:05,481 --> 00:09:07,761 이후 저희는 같은 도구를 사용해 178 00:09:07,785 --> 00:09:11,868 배아줄기세포에 내장된 유전자 프로그램을 이해하고 179 00:09:11,892 --> 00:09:16,081 세포를 분화 전의 원시상태로 되돌리는 방법을 찾고자 했습니다. 180 00:09:16,105 --> 00:09:17,534 이 도구는 사실 181 00:09:17,534 --> 00:09:20,570 세계 곳곳에서 소프트웨어 검증을 위해 일상적으로 활용되는 182 00:09:20,587 --> 00:09:23,026 솔버(풀이 프로그램)를 기초로 개발되었습니다. 183 00:09:23,630 --> 00:09:27,321 배아줄기세포를 관찰하며 기록한 184 00:09:27,345 --> 00:09:31,851 50개에 달하는 명시 사항들을 185 00:09:31,875 --> 00:09:34,511 이 도구를 사용해 부호화해서 186 00:09:34,535 --> 00:09:37,720 그 모두를 설명할 수 있는 첫 번째 분자 프로그램을 187 00:09:37,744 --> 00:09:39,705 찾아내는 데 성공했습니다. 188 00:09:40,309 --> 00:09:42,822 이것 만으로도 충분히 큰 성과입니다, 그렇죠? 189 00:09:42,846 --> 00:09:45,748 서로 다른 수 많은 관측 결과에 빠짐없이 부합하는 가설을 찾는 작업은 190 00:09:45,772 --> 00:09:48,839 결코 주먹구구식으로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. 191 00:09:48,863 --> 00:09:51,511 여러분 손가락이 아무리 많더라도요. 192 00:09:52,190 --> 00:09:54,348 문제를 여기까지 해결했으니 193 00:09:54,372 --> 00:09:55,834 한 걸음 더 나가봅시다. 194 00:09:55,858 --> 00:09:57,675 밝혀진 유전자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195 00:09:57,675 --> 00:10:01,429 아직 실험하지 않은 조건에서의 배아줄기세포의 행동을 예측하는 겁니다. 196 00:10:01,453 --> 00:10:04,254 저희는 유전자 프로그램을 컴퓨터로 옮겨서 197 00:10:04,585 --> 00:10:05,982 시뮬레이션 해보았습니다. 198 00:10:06,006 --> 00:10:09,186 그 결과를 실험실에서 직접 검증해본 결과 199 00:10:09,210 --> 00:10:12,242 저희가 찾아낸 프로그램의 예측은 매우 정확했습니다. 200 00:10:12,266 --> 00:10:14,891 이 프로그램은 세포의 역분화 과정을 201 00:10:14,915 --> 00:10:17,975 손쉽게, 효과적으로 가속시키는 방법을 알려주었습니다. 202 00:10:17,999 --> 00:10:20,569 어떤 유전자를 표적으로 해야하는지, 203 00:10:20,593 --> 00:10:23,217 또 어떤 유전자가 역분화 과정을 저해할지도요. 204 00:10:23,241 --> 00:10:28,231 이 프로그램은 유전자들이 활성화 되는 순서도 예측해냈습니다. 205 00:10:28,980 --> 00:10:32,120 저희의 접근 방식은 세포 활동의 숨겨진 작동 원리를 206 00:10:32,144 --> 00:10:34,546 밝혀내는 데 아주 성공적이었습니다. 207 00:10:35,728 --> 00:10:39,370 이 방법은 줄기세포를 연구하는 데만 적용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. 208 00:10:39,394 --> 00:10:42,078 더 범용적으로, 세포가 수행하는 연산을 209 00:10:42,102 --> 00:10:43,787 유전자 간 상호작용의 관점에서 210 00:10:43,811 --> 00:10:46,642 이해하게 해주는 도구라 말할 수 있습니다. 211 00:10:46,666 --> 00:10:48,954 어느 건물에나 쓰일 수 있는 벽돌인 셈입니다. 212 00:10:48,978 --> 00:10:51,663 이 분야에는 새로운 접근 방식이 절실히 필요합니다. 213 00:10:51,687 --> 00:10:54,382 생물학적 연산을 더 폭넓게, 214 00:10:54,396 --> 00:10:56,981 DNA에서 세포 간 정보 교환에 이르는 215 00:10:56,981 --> 00:10:59,926 다양한 수준에서 이해하기 위해서요. 216 00:10:59,950 --> 00:11:02,747 이런 근본적인 이해가 뒷받침 되어야만 217 00:11:02,771 --> 00:11:07,757 생물학을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. 218 00:11:09,019 --> 00:11:10,611 아직 생체 프로그래밍을 위해서는, 219 00:11:10,611 --> 00:11:14,090 다른 도구와 언어도 개발되어야 합니다. 220 00:11:14,114 --> 00:11:17,522 실험 생물학자와 컴퓨터 과학자 모두 221 00:11:17,546 --> 00:11:20,043 생물학적 기능을 설계하고 222 00:11:20,057 --> 00:11:24,771 그것을 컴파일해 세포의 기계어, 즉 생화학적 정보로 바꿀 수 있어야만 223 00:11:24,801 --> 00:11:27,285 생체 프로그램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. 224 00:11:27,309 --> 00:11:30,982 생체 소프트웨어 컴파일러라고 부를 만한 도구인데, 225 00:11:31,006 --> 00:11:33,222 자랑스럽게도 제가 속한 마이크로소프트 팀에서 226 00:11:33,246 --> 00:11:34,898 개발 중에 있습니다. 227 00:11:35,366 --> 00:11:38,592 큰 도전이라는 표현으로도 부족할 만큼 어려운 과제이지만, 228 00:11:38,616 --> 00:11:39,789 만약 실현된다면, 229 00:11:39,813 --> 00:11:43,522 컴퓨터와 생체 소프트웨어 사이를 잇는 마지막 다리를 놓게 될 겁니다. 230 00:11:45,006 --> 00:11:48,421 더 넓은 관점에서, 생체 프로그래밍이 가능하려면 231 00:11:48,445 --> 00:11:52,724 이 분야에서 학문 간 교류가 원활히 이루어져야 합니다. 232 00:11:52,748 --> 00:11:55,700 물상 과학과 생명과학이 이어지고, 233 00:11:55,724 --> 00:11:57,991 각각의 분야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234 00:11:58,015 --> 00:12:00,746 공통의 언어를 갖고 함께 일하며 235 00:12:00,770 --> 00:12:03,489 과학적 질문을 공유할 수 있어야 합니다. 236 00:12:04,757 --> 00:12:08,750 미래를 볼 때, 지금의 거대 소프트웨어 기업들과 237 00:12:08,774 --> 00:12:11,266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첨단 기술들이 238 00:12:11,290 --> 00:12:13,898 실리콘 마이크로칩에 처음 프로그래밍을 시작했을 때는 239 00:12:13,898 --> 00:12:16,422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것들이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. 240 00:12:16,446 --> 00:12:19,607 전산생물학이 연 기술 발전의 가능성에 대해 241 00:12:19,617 --> 00:12:21,517 지금부터 생각해본다면 242 00:12:21,527 --> 00:12:23,346 그 미래를 실현시키기 위해 243 00:12:23,346 --> 00:12:26,343 우리가 무엇을 해야할 지 알 수 있을 겁니다. 244 00:12:27,231 --> 00:12:29,468 한 가지 염려스러운 것은 245 00:12:29,468 --> 00:12:32,104 이런 기술이 오남용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. 246 00:12:32,138 --> 00:12:34,171 프로그래밍 가능한 면역세포의 247 00:12:34,171 --> 00:12:35,761 가능성에 대해 말하려면 248 00:12:35,785 --> 00:12:38,643 동시에 면역 체계를 회피하도록 설계된 세균의 249 00:12:38,643 --> 00:12:40,658 가능성에 대해서도 고려해보아야 합니다. 250 00:12:40,682 --> 00:12:42,769 그런 세균을 만드려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릅니다. 251 00:12:43,506 --> 00:12:45,228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, 252 00:12:45,252 --> 00:12:47,541 과학자들에게는 별로 해당하지 않는 이야기지만, 253 00:12:47,565 --> 00:12:50,834 생물이 다루기 까다로운 대상이라는 점입니다. 254 00:12:50,858 --> 00:12:52,332 그래서 생체 프로그래밍이 255 00:12:52,332 --> 00:12:55,142 여러분 뒷마당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일은 아닙니다. 256 00:12:55,642 --> 00:12:57,722 하지만 이 분야가 아직 시작 단계에 있기 때문에, 257 00:12:57,746 --> 00:13:00,329 우리는 경각심을 갖고 나아가야 합니다. 258 00:13:00,353 --> 00:13:02,677 정면으로 힘든 질문을 던지고, 259 00:13:02,701 --> 00:13:05,741 필요한 안전장치를 마련하며, 260 00:13:05,765 --> 00:13:08,562 그 일환으로 연구 윤리에 대해 고민해봐야 합니다. 261 00:13:08,586 --> 00:13:11,258 어떤 생명 기능까지 설계해도 되는지 262 00:13:11,258 --> 00:13:13,280 규제가 필요할지도 모릅니다. 263 00:13:13,604 --> 00:13:17,319 이를 위해서는 생명윤리에 대한 연구가 우선되어야 합니다. 264 00:13:17,343 --> 00:13:19,750 과학의 눈부신 발전 가능성에 마음을 뺏겨 265 00:13:19,774 --> 00:13:22,288 윤리가 뒷선으로 밀려서는 안 됩니다. 266 00:13:23,154 --> 00:13:26,628 이 여정의 종점, 궁극적인 보상은 267 00:13:26,652 --> 00:13:30,586 농업에서 의학, 에너지 산업, 재료공학, 심지어 컴퓨터 과학에 이르는 268 00:13:30,590 --> 00:13:33,564 다양한 분야의 혁신적인 생산성 향상과 269 00:13:33,588 --> 00:13:35,849 혁신적 응용 기술들이 될 겁니다. 270 00:13:36,480 --> 00:13:37,838 언젠가는 지구 전체가 271 00:13:37,838 --> 00:13:41,521 지속 가능한 친환경 에너지만으로 생활할지도 모릅니다. 272 00:13:41,545 --> 00:13:45,488 식물들이 수백만년 전부터 하던 것처럼 273 00:13:45,512 --> 00:13:48,943 기존의 태양광 패널과는 비교할 수 없는 효율로 274 00:13:48,947 --> 00:13:51,163 태양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다면요. 275 00:13:51,695 --> 00:13:54,296 식물이 태양광을 그렇게 효과적으로 흡수하는 276 00:13:54,320 --> 00:13:57,584 양자 간 상호작용을 기술하는 프로그램을 찾아내면 277 00:13:57,608 --> 00:14:01,552 그 프로그램을 바꿔 써, 차세대 태양광 전지의 재료가 되는 물질의 278 00:14:01,576 --> 00:14:04,489 DNA 합성 회로를 설계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. 279 00:14:05,349 --> 00:14:09,042 지금도 이 주제의 기초 연구를 진행 중인 과학자들이 있습니다. 280 00:14:09,066 --> 00:14:12,309 적절한 지원과 투자가 뒷받침된다면 281 00:14:12,333 --> 00:14:14,613 10년에서 15년 내에 실현될 수도 있습니다. 282 00:14:15,457 --> 00:14:18,654 지금 우리는 한 기술 혁명의 시작점에 있습니다. 283 00:14:19,067 --> 00:14:22,288 식물이 오래 전부터 수행해 온 생물학적 연산에 대한 이해는 284 00:14:22,312 --> 00:14:24,444 이 혁명의 아주 중요한 첫 단계입니다. 285 00:14:24,468 --> 00:14:25,785 이것이 실현된다면, 286 00:14:25,809 --> 00:14:28,436 우리는 생체 소프트웨어를 구동하는 287 00:14:28,436 --> 00:14:30,580 운영체제의 시대로 진입할 겁니다. 288 00:14:30,604 --> 00:14:31,770 감사합니다. 289 00:14:31,794 --> 00:14:34,484 (박수)